[영화리뷰] 너와 나 - 쉽사리 '그 말'을 전하지 못하는 나, 그리고 너
※ 본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평점
- 7.0 (2023.10.25 개봉)
- 감독
- 조현철
- 출연
- 박혜수, 김시은, 오우리, 소아린, 김보영, 한기옥, 이태경, 김신비, 박정민, 길해연, 박미현, 박원상, 강애심, 구지윤, 백정민
이번에 리뷰할 작품은 조현철 감독의 <너와 나>이다. 조현철 감독은 래퍼 '매드클라운'의 동생이자, 배우로서 유명했다. 하지만 작년 <너와 나>를 통해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고, 감독으로서의 잠재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주연은 '박혜수'와 '김시은'이 맡았으며,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여성으로 구성되어있다. 음악은 인디밴드 '혁오'의 메인보컬, '오혁'이 담당했다.
제주도로 향하는 수학여행을 하루 앞두고 불길한 꿈을 꾼 '세미'. 그녀는 학교에서 곧바로 입원중인 자신의 친구 '하은'에게 달려간다. 하은은 함께 수학여행을 가기 위해 돈이 필요했고, 집에 있는 캠코더를 판매하기로 한다. 둘 모두 서로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지만, 그 마음을 꺼내지 못한 채 둘은 다투기도 하는데...
작품은 철저히 두 인물, 세미와 하은의 관계에 집중해 이어나간다. 그러면서도 서로의 표면적인 관계가 아닌, 내면에 담긴 진정한 소통에 중점을 둔다. 서로가 서로를 소중하게 생각하지만, 이 때문에 속마음을 털어놓지 않는 것에 서로 서운함을 품는다. 그리고 여기에서부터 말다툼이 시작되고, 그 둘 사이에 균열이 생기게 된다.
작품은 주로 세미의 입장에서 스토리를 전개하고, 하은에 대해서는 관객들에게도 초반부터 많은 정보를 주지 않는다. 그러면서 궁금증을 유발시키고, 나중에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오해를 풀게 되는 방식이다. 진정으로 상대를 마주 진심을 털어놓는 그 과정을 애틋하게 담아냈고, 감정을 건드리는 장면들로 관객들에게도 나름의 뭉클함을 남긴다.
이 작품은 단순한 우정, 그 이상으로 사랑하는 둘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소소한 포인트를 주목하게 만들어 적절한 무게감까지 챙긴다. 과하게 감정적이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너무 차갑지도 않아 굉장히 편한 마음으로 보기에 충분했다.
또한 영화를 보고 난 뒤에야 이 작품의 배경에 '세월호 참사'가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왜 굳이 꿈에 '죽음'이라는 포인트를 넣었을까?", 그리고 "왜 굳이 안산을 배경으로 했을까?"와 같은 궁금증이 여기에서 해결되었다. 이 뒷배경이 있었음을 알고 난 뒤에는 이 둘의 스토리가 더욱 애처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 평점: ★★★★ (4.0 / 5.0)
- 한줄평: '너'에게 다가가기 무서워도 용기낸, '나'의 첫걸음의 무게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