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막말 논란'에 멕시코 부정적 여론 맞이한 <에밀리아 페레즈>, 아카데미 배당서 연이은 하락세 기록.
<에밀리아 페레즈>는 올해 아카데미에서 가장 많은 후보에 오른 작품이다. 이 때문에 가장 핫했던 작품이지만, 최근 연이은 논란으로 수상 레이스에 제동이 걸렸다.
<에밀리아 페레즈>는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프랑스-멕시코 합작 영화로, 카르텔의 수장이었던 '델 몬테'가 성전환 후 맞이하는 제 2의 삶을 그려냈다. 조 샐다나, 셀레나 고메즈 등 여배우들이 주를 이뤘으며, 범죄와 뮤지컬을 섞어 음악이 영화의 주 테마이다.
이 영화는 칸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었다. 그리고는 호평을 받으며 여우조연상과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이후 미국에서도 적잖은 관심을 받았고, 골든 글로브에서 뮤지컬, 코미디 부문 작품상 포함 4관왕을 달성했다. 이 때문에 골든 글로브에서 <에밀리아 페레즈>와 함께 작품상을 탄 <브루탈리스트>와 더불어 아카데미 작품상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에 조금씩 변화가 생겼다. <에밀리아 페레즈>가 나름 호평을 얻긴 했으나, 관객들 사이에서는 극명하게 평이 엇갈렸다. 특히 멕시코를 소재로 하고 있긴 하나, 문화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은 채 스토리를 풀어갔다는 것에 불만이 많았다. 이 때문에 레터박스, 로튼 토마토 등 저명한 영화 평론 사이트에서는 타 작품상 후보들에 비해 점수가 크게 떨어졌다. 레터박스에서는 10점 만점에 무려 5.6점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에밀리아 페레즈>의 주연 배우, '카를로 소피아 가스콘'의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가스콘은 스페인의 트랜스여성 배우로, 이번에는 작품 내 중요한 멕시코 카르텔의 수장 역을 맡았다. <서브스턴스>의 '데미 무어'와 함께 이번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 1, 2순위로 거론되었고, 아카데미 최초로 트랜스젠더 배우가 수상하는 순간이 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그러나 그녀의 과거 SNS 행적이 큰 문제로 떠올랐다. 그녀는 과거 코로나19 유행 당시 음모론을 주장했으며, 무슬림 사진을 올리며 비하하는 글을 게시했다. <노매드랜드>가 작품상을 수상한 2021년에는 '오스카가 아프리카-한국 축제를 보고 있는 건지, BLM 시위인지 이해할 수 없다. 볼품없는 시상식이다.'와 같은 인종차별적 글을 게시했다. 특히 아카데미에 대한 비난이 직접적으로 게시되었던 만큼, 비판적 여론을 피할 순 없었다.
이후 가스콘은 공식적으로 사과 영상을 게시했고, SNS 게시물들을 삭제해나갔다. 그럼에도 그녀의 과거 행적이 향후 아카데미 레이스에도 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에밀리아 페레즈>의 배급사는 넷플릭스이며, 이 때문에 넷플릭스에서 아카데미 홍보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인해 카를로 소피아 가스콘을 홍보 활동에서 배제시켰고, 그녀의 캠페인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제 그녀는 시상식에 참가하려면 사비를 들여야 한다.
추가적으로 해외 베팅 사이트의 여론도 흔들리고 있다. 매년 많은 도박사들은 아카데미 수상작들을 예측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에밀리아 페레즈>는 이전까지 작품상 내에서 <브루탈리스트>에 이어 배당 2위를 기록중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션 베이커 감독의 <아노라>에 밀려 3위로 떨어졌다. 카를로 소피아 가스콘은 <아노라>의 마이키 매디슨, <아임 스틸 히어>의 페르난다 토레스에 밀려 4순위까지 밀려났다.
여전히 주제가나 여우조연상 부문에서는 배당 1순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연이은 잡음으로 인해 향후 크리틱스 초이스, 미국배우조합상 등에도 타격이 이어질 수 밖에 없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