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영화리뷰] 1947 보스톤 - 태극기를 단 첫 국제대회를 떠올리며.

방도원 2024. 11. 8.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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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에는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1947 보스톤
“나라가 독립을 했으면 당연히 우리 기록도 독립이 되어야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세계 신기록을 세운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기미가요가 울려 퍼지는 시상대에서 화분으로 가슴에 단 일장기를 가렸던 그는 하루아침에 민족의 영웅으로 떠올랐지만 일제의 탄압으로 더 이상 달릴 수 없게 된다. 광복 이후 1947년 서울,제2의 손기정으로 촉망받는 ‘서윤복’에게 ‘손기정’이 나타나고밑도 끝도 없이 ‘보스톤 마라톤 대회’에 나가자는 제안을 건넨다.일본에 귀속된 베를린 올림픽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처음으로 태극마크를 가슴에 새기고 달려 보자는 것!운동화 한 켤레 살 돈도 없던 대한의 마라토너들은미국 보스톤으로 잊을 수 없는 여정을 시작하는데…
평점
7.7 (2023.09.27 개봉)
감독
강제규
출연
하정우, 임시완, 배성우, 김상호, 오희준, 박효주, 서정연, 최규환, 송영창, 이규복, 박서원, 정영주, 김정철, 리민, 윤희철, 김서현, 최종률, 김민경, 홍성덕, 양지수, 박은빈, 임현성, 서동규, 태경, 이승준, 허유리, 박기륭, 이세랑, 조이 알브라이트


 이번에 리뷰할 영화는 작년 9월에 공개된 강제규 감독의 신작, <1947 보스톤>이다. 강제규 감독은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마이웨이> 등 굵직한 작품들을 만들었으며, 이번에는 임시완, 하정우, 배성우와 함께 9년만에 새 작품으로 돌아왔다.

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이 작품은 실제 태극기를 달고 첫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한 1947 보스톤 마라톤을 소재로 한다. 당시 '손기정'과 '남승룡'은 베를린 올림픽에 참가했지만, 일장기를 가슴에 단 채 메달을 목에 걸어야 했다. 금메달임에도 일장기를 가린 그는 일제의 탄압으로 인해 대회를 뛸 수 없게 되었다. 대신 그를 뒤이을 새 마라토너를 찾게 되고, 유독 눈에 띄었던 '서윤복'을 만나 그를 보스턴으로 이끌기 위한 여정을 담아낸다.

 

 영화의 강점은 배우들의 연기력 및 마라톤 장면의 연출이었다. 임시완과 하정우는 각각 서윤복과 손기정을 연기했고, 나름의 사정을 지닌 캐릭터들을 맡았다. 특히 임시완은 최근 작품마다 준수했던 역할들에 이어 '마라토너'라는 새 배역을 맡아 다시 한 번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였다.

 

 작품에서 중요한 마라톤 장면은 비교적 끊임없이 과정을 모두 보여줘 충분한 긴장감을 불어넣어준다. 서윤복이 중간에 넘어지며 위기를 맞이하고, 이를 극복하며 완주하는 장면까지 촬영으로 담아내 울림을 준다.

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하지만 그 이외는 모두 단점이다. 비록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제작되었지만, 다소 각색되어 스토리가 진행된다. 하지만 이 과정이 여러모로 작위적이며, 정형화된 패턴의 흐름을 벗어나질 않는다. 어떻게 스토리가 전개될지, 그리고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가 영화 초중반부터 벌써 그려진다. 또한 '광복 후 한국으로서의 정체성'을 넘어 과도하게 애국심을 유발하는 요소들이 많아 오히려 거부감이 들게 만든다.

 

 영화 개봉 당시, 많은 이들이 걱정했던 것이 바로 이 점이었다. 최근 한국의 현대사를 다루면, 이 과정에서 과도하게 신파에 집중해 몰입을 방해하는 작품이 많다. 대표적으로는 <자전차왕 엄복동>이 거론되었고, 이 때문에 개봉 전부터 '런복동'과 같은 별명이 지어지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애국심을 강요하는 작품은 아니라 생각한다. 다만 영화의 소재의 중심이 되다 보니 약간의 거부감이 들 수 밖에 없는 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평점: ★★☆ (2.5 / 5.0)

한줄평: 종목만 다를 뿐, 정석대로만 우직하게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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