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영화리뷰] 아노라 - 그녀에게 운명처럼 찾아왔고, 운명처럼 사랑한 둘.

방도원 2024. 11. 12.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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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물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 본 게시물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노라
결코 이 사랑을 놓지 않을 것. 뉴욕의 스트리퍼 ‘아노라’는 자신의 바를 찾은 철부지 러시아 재벌2세 ‘이반’을 만나게 되고 충동적인 사랑을 믿고 허황된 신분 상승을 꿈꾸며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그러나 신데렐라 스토리를 꿈꿨던 것도 잠시,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반’의 부모님이 아들의 결혼 사실을 알게 되자 길길이 날뛰며 미국에 있는 하수인 3인방에게 둘을 잡아 혼인무효소송을 진행할 것을 지시한다. 하수인 3인이 들이닥치자 부모님이 무서워 겁에 질린 남편 ‘이반’은 ‘아노라’를 버린채 홀로 도망친다. ‘이반’을 찾아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싶은 ‘아노라’와 어떻게든 ‘이반’을 찾아 혼인무효소송을 시켜야만 하는 하수인 3인방의 대환장 발악이 시작된다.
평점
-
감독
션 베이커
출연
마이키 매디슨, 마크 아이델슈테인, 유리 보리소프, 카렌 카라굴리안, 바체 토브마시얀, 아이비 월크, 다리아 예카마소바

 

 이번에 리뷰할 작품은 바로 지난 주 극장에서 개봉한 신작, <아노라(Anora)>이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로 유명한 '션 베이커' 감독의 신작이며, 이 작품을 통해 올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출처: NEON

 여주인공인 '애니'는 스트립 클럽에서 일하며 돈을 번다. 그러던 어느 날, 러시아인 '이반'이 클럽에서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는 갑부인 아버지를 둔 재벌 2세였으며, 애니는 그의 여자친구로서 일주일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는 여행차 떠난 베가스에서 결혼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로부터 결혼을 무효화하라는 명령을 듣게 되고, 돌연 이반은 애니를 버린 채 어디론가 사라지는데...
 
 <플로리다 프로젝트>에서 션 베이커 감독은 디즈니랜드라는 화려한 배경과 달리 모텔에서의 어두운 가정사를 배경으로 다뤘다. 그리고 이번에는 사실상 최하 계급과 최상 계급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 듯 했지만, 여기에 현실적인 상황 묘사가 빠지지 않았다. 다소 자극적인 소재이지만, 이는 캐릭터부터 상황까지 극과 극의 요소들을 통해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을 확실히 이끌어낸다.
 
 백마 탄 왕자님(이반)을 따른 그녀는 자신이 신데렐라가 된 것처럼 그의 손을 잡았고, 결혼을 맹세했다. 둘은 서로 미성숙한 상황에 서로를 마주했고, 그 때는 동화에 나오는 진정한 사랑이라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이라는 벽 앞에 둘의 사랑은 깨졌고, 애니와 이반은 그렇게 갈라선다.

출처: NEON

 이반은 철부지같은 운명 가운데 하나로 그녀를 대했지만, 분명 애니의 사랑하는 마음은 분명했다. 그와 그의 부모님 앞에서 매정하게 대하며 헤어진 뒤 집으로 돌아가고, 이반 부모님의 부하 측인 '이고르'로 잠시나마 잊어보려 한다. 그러나 결국은 잊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리고, 그 때야말로 그녀가 진정한 어른으로서의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음을 시사한다.

 

 이 작품에서는 단연 여주인공을 연기한 '미키 매디슨'이 돋보였다. 스트리퍼로 일하며 하루하루 버티던 그녀가 맞이한 감정들, 기쁨, 사랑, 분노, 허탈, 슬픔을 여운 있게 그려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서는 그다지 비중 있게 지켜본 캐릭터가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분명히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노릴만한 명연기를 선보였다. '이고르' 역의 '유리 보리소프'도 가벼움과 묵직함 사이의 감정선을 건드리는 연기가 좋았다.

 

 

- 평점: ★★★★ (4.0 / 5.0)

- 한줄평: 미성숙한 사랑으로부터 성숙함이 피어오르기까지.

 

여담) <플로리다 프로젝트> 평점: ★★★★ (4.0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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