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게시물은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평점
- 8.2 (1998.08.22 개봉)
- 감독
- 왕가위
- 출연
- 장국영, 양조위, 장첸
이번에 리뷰할 작품은 홍콩 영화계의 거장, '왕가위'의 <해피 투게더>이다. 원작은 1997년에 공개되었지만, 이후 왕가위 감독의 대표작들이 4K 리마스터링으로 공개되었고, 리마스터링 버전을 통해 관람하게 되었다. 홍콩 영화계를 대표하는 두 배우, '장국영'과 '왕조위'가 주연을 맡았다.
서로 사랑하던 '보영'과 '아휘'는 홍콩을 떠나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로 향한다. 이들은 '이과수 폭포를 함께 보자'는 마음을 가지고 떠나지만, 이 과정에서 다투며 서로 멀어지게 된다. 이후 아휘는 바에서 일하다가 남자들과 어울리는 보영을 보게 된다. 보영은 아휘에게 미련이 남아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을 전하고, 아휘는 마지못해 사랑을 이어간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둘은 다시 다투게 되는데...
사랑을 나누던 둘이 여행을 떠나고, 사귀고 다투는 과정을 반복한다. 여기까지는 단순한 사랑 스토리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두 남자가 사랑하고 헤어지는 과정을 그린 퀴어 영화이다. 이성적이지만 가끔은 정에 흔들리는 인물, 그리고 모든 것이 충동적이지만 마음 표현이 서투른 인물이 주인공으로 표현된다.
결코 어울릴 수 없는 둘을 영화 내내 같은 선상에 배치시키고, 이를 통해 스토리는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한 번 더 사랑을 믿어볼까'라는 결정 이후 다시 싸우지만, 결국은 다시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린다. 미련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두 인물을 번갈아가며 보여줌으로써 사랑의 무게가 마냥 가볍지 않았음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이 작품에서 가장 좋았던 건 '음악', 그리고 '배경'이었다. 남미라는 장소의 특색을 살려 탱고풍 곡들이 주를 이루며, 엔딩에는 영화 제목과도 같은 노래 "Happy Together"를 배치시켰다. 이 곡은 서로 미워하고 다퉈도 애절했던 둘의 사랑을 대표하는 곡으로서 손색이 없었다. 여기에 영화 후반부, 아휘(왕조위)가 홀로 이과수 폭포에 도착해 폭포수를 맞는 장면은 이 영화의 상징적인 모먼트로 기억에 남아있다.
왕가위 감독의 작품들은 분명 스토리에 무언가가 특별한 점은 없지만, 영화 내 다양한 미장센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이 가운데 <해피 투게더>는 배경을 아르헨티나, 대만으로 넓히면서도 그의 색깔을 특색있게 입혀낸 작품이었다.
- 평점: ★★★★ (4.0 / 5.0)
- 한줄평: 그들이 좇던 것은 어스레한 신기루였을까, 화려한 오아시스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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