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소식

<아노라>, 크리틱스 초이스와 미국 감독조합상 작품상 수상. 연이은 고공행진에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 1순위로 등극.

방도원 2025. 2. 11.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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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카데미 작품상 레이스는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초반 레이스에서 1위를 달리던 <아노라>가 밀려났다가 결국 1위를 탈환하게 되었다.

골든 글로브에서 나란히 수상한 <에밀리아 페레즈>와 <브루탈리스트> [출처: Euronews.com / Rolling Stone]

 이번 아카데미 작품상 유력 후보는 사실상 세 개로 좁혀졌다. <아노라>, <브루탈리스트>, 그리고 <에밀리아 페레즈>이다. 이 가운데 이전까지는 <브루탈리스트>와 <에밀리아 페레즈>가 강세를 이어갔다. 1월 초에 진행된 골든 글로브에서 각각 드라마 부문과 코미디, 뮤지컬 부문에서 수상했기 때문이다. 브루탈리스트는 특히 감독상, 남우주연상까지 수상하며 긍정적인 첫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이후 레이스에 변화가 생겼다. <에밀리아 페레즈>는 이번 아카데미에 무려 13개 후보에 노미네이트되었고, 이 때문에 다양한 부문의 수상을 노렸다. 하지만 주연 배우인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의 과거 SNS 행보가 논란으로 떠올랐고, 그녀의 여우주연상 수상도 사실상 물건너갔다. 또한 작품 내 메인 배경으로 삼은 멕시코에서 문화적인 이해가 부족하다는 평이 이어지며 주요 영화 평론 사이트마다 평점테러를 당하며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브루탈리스트>도 논란거리가 나왔다. <브루탈리스트>는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유대인이 미국으로 떠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헝가리계 유대인인 주인공을 보다 자연스럽게 묘사하기 위해 AI를 사용했다. 2년 전 미국작가조합 파업이 벌어진 이유가 AI 사용 계획임을 고려하면, 타격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에밀리아 페레즈> 또한 AI를 사용했으나, 위의 논란이 더 커 묻힌 감이 없지 않았다.

크리틱스 초이스 작품상을 수상한 <아노라> [출처: Critics Choice Award]

 이 때문에 작품상 후보 3순위였던 <아노라>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아노라>는 작년 여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해 관심을 받았다. 정식 공개 이후에는 '마이키 매디슨'의 연기력이 호평을 받으며 올해 여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후보들에 비해 시상식에서 큰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고, 이 때문에 아카데미 레이스에서 조금씩 밀려났다.

 

 하지만 최근 <아노라>는 연이어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기 시작했다.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서는 최고 권위로 여겨지는 작품상을 수상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평론가 단체가 수상하는 만큼, 영화와 TV 시리즈에서는 꽤나 큰 규모의 시상식이다. <아노라>는 총 7개의 후보에 올랐으나 줄곧 호명되지 않았고, 무관으로 마칠 것이 유력해 보였다. 그러나 막판에 작품상을 수상하며 큰 임팩트를 남겼다.

 

 이후 미국 감독 조합상(DGA)에서도 작품상을 수상했다. 연이은 작품상 수상에 많은 도박사들도 <아노라>를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 1순위로 꼽고 있다. 한때 3위로 밀려났던 배당이 단 며칠만에 1순위까지 오른 것이다.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션 베이커 감독, 여주인공을 맡은 마이키 매디슨 [출처: Los Angeles Times, NEON]

 <아노라>는 <플로리다 프로젝트>로 유명한 션 베이커 감독의 신작 영화이다. 스트립 클럽에서 일하던 '애니'가 러시아의 재벌 2세 '이반'을 만나며 운명처럼 사랑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초반은 달콤한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으나, 돌연 사라진 그를 찾아가며 점차 현실로 복귀하는 그녀의 심리를 중심으로 그려내고 있다. 겉으로 보면 가볍지만, 그 속에 담긴 진중하고 무거운 호흡의 스토리에 많은 호평을 받기도 했다.

 

 현재 션 베이커 감독은 <브루탈리스트>의 브레이디 코벳 감독을 넘어 감독상 배당 1위에도 올랐다. 어른들의 동화와도 같은 이들의 사랑 이야기는 아카데미 작품상까지 연결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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