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게시물은 작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리뷰할 작품은 12월 말, 많은 기대를 받으며 공개된 작품 <하얼빈>이다. <남산의 부장들>로 호평을 받았던 우민호 감독의 신작으로,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등 유명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제작비는 무려 300억 원을 기록했으며, 손익분기점은 650만 명에 달한다.
대한의군 참모총장을 맡고 있던 안중근. 그는 일본군 상대로 대승을 거두지만, 이들을 죽이지 않고 돌려보낸다. 그러나 이들에게 일격을 맞아 동료들을 잃게 되고, '늙은 늑대'를 처단하겠다는 신념 아래에 적대감을 품게 된다. 이후 다시 모인 대한의군 인원들은 이토 히로부미가 러시아에 방문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하얼빈 역에서의 그를 총살할 계획을 짠다. 하지만 시간이 다가올수록, 거세지는 일제의 압박에 어려움을 겪는데...
이 작품은 공개 후 <남한산성>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 이전에 역사 영화에서는 주인공들을 중심으로 감정선을 건드리거나, 액션씬에 중심을 둔 블록버스터 작품이 주 흐름이었다. 그러나 <하얼빈>은 보다 진중하고 무게감있는 스토리라인을 구성했고, 114분이라는 러닝타임 내내 어둡고 정적인 스타일을 고수한다.
분명히 이 부분에서는 좋은 점이 많았다. 대한의군 인원들이 겪는 심리적인 압박감, 그 속에서 저항하려는 의지를 진정성있게 녹여냈다. 후반부 총으로 이토를 쏴 죽인 뒤 울려퍼지는 '코레아 우라!' 장면은 적지 않은 울림을 준다. 특히 보다 극적인 몰입감을 이끌어내는 음악, 다양한 각도에서 생동감 있는 연기를 이끌어낸 촬영이 눈에 띄었다. 이미 입증된 배우들의 연기력은 워낙 좋았고, 그 중에서도 조우진과 박훈의 연기가 기억에 남는다.
다만, 좋은 만큼 아쉬움도 있었다. 작품 내내 이토 히로부미는 대한제국에 대한 적대감, 그리고 이에 대한 불쾌함을 표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가 내뱉는 대사들은 하나같이 너무 진부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오히려 몰입에 방해가 된다. 여기에 장점으로 꼽는 어두운 배경이 초반과 중반까지의 빌드업 과정에 사용되면서는 너무 길어져 피로감을 더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 평점: ★★★
- 한줄평: 촬영과 음악으로 한층 이끌어낸 몰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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